
2026년 진해군항제는 3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10일간 열립니다. 36만 그루 벚나무가 한꺼번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이 축제는 매년 200만 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규모 벚꽃축제입니다. 저는 올해 평일 오전 11시쯤 도착했는데, 이미 도로와 주차장에 차가 가득했습니다. 평일이라 여유로울 거라 생각했던 게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평일 주차도 만만치 않습니다
진해군항제 기간에는 블루주차장 1000면, 옐로주차장 400면, 레드주차장 100면 등 대규모 주차장이 운영됩니다. 하지만 평일이라도 오전 9시 이전에 도착하지 않으면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렵습니다. 저희는 평일 오전 11시 전에 도착했는데, 안내요원분께서 이미 주차장에 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평일이면 한산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 가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도로 곳곳에 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고, 주차장 입구마다 대기 차량이 넘쳐났습니다. 결국 저희는 여좌천 근처 골목에 운 좋게 주차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한참을 헤맨 끝에 겨우 찾은 자리였습니다.
주말에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차량 진입 제한 구역도 생기고, 중심지까지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외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평일에도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주말에는 배차 간격이 더 짧아지니 이 방법을 적극 추천합니다.
경화역 쪽으로 이동할 때도 주차 문제가 있었습니다. 현지 안내요원분께서 알려주신 꿀팁은 설산한의원 근처에 네비를 찍고 골목주차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주차에 성공했고, 경화역까지 걸어가는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꼭 저 위치가 아니더라도 경화역 주변 골목을 검색해서 주차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여좌천은 만개, 경화역은 살짝 아쉬웠습니다
여좌천은 진해군항제에서 가장 유명한 벚꽃 명소입니다. 저희는 6교에서 내수면생태공원 방향으로 걸으면서 구경했는데, 조금 걷다 보니 펼쳐지는 풍경에 입이 절로 벌어졌습니다. 3월 30일 기준으로 벚꽃이 100% 만개 상태였습니다. 비가 오기 전에 딱 맞춰 방문한 덕분에 타이밍이 완벽했습니다.
여좌천은 양쪽으로 산책로가 있고, 가운데로 벚꽃이 터널처럼 이어져 있습니다. 중간중간 사진 찍을 수 있는 공간과 조형물, 조명등이 설치되어 있어서 걷다가 계속 멈춰 서게 됩니다. 함께 간 친구가 여좌천은 처음이라며 계속 "여기 너무 예쁘다"를 연발했습니다. 저도 몇 번 와봤지만, 만개한 벚꽃을 보니 매번 느낌이 새롭습니다.
특히 알록달록한 우산 포인트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화려한 색감의 우산들이 벚꽃과 어우러져 사진 찍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조명등도 깔끔하게 설치되어 있어서 밤에 방문하면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내수면생태공원 쪽까지 갔다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오는데, 반짝반짝 보석처럼 빛나는 구간을 발견했습니다. 이 부분도 정말 예뻤습니다.
먹거리는 5교 아래쪽으로 가야 많습니다. 저희가 처음 걸었던 6교에서 10교 방향은 생각보다 먹거리가 적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5교 아래쪽으로 걸어가니 먹거리와 볼거리가 확 많아졌습니다. 닭꼬치, 핫도그, 와플 등 다양한 축제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고, 저희는 계란빵 하나씩 먹었는데 은근히 꿀맛이었습니다. 오리 낚시 놀이도 있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오면 정말 좋아할 것 같았습니다.
경화역은 여좌천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기차 포토존이 유명해서 여전히 줄 서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1박 2일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진 곳입니다. 철길과 벚꽃의 조합은 여전히 매력적이었지만, 제가 느끼기에 여좌천은 만개 상태였던 반면 경화역은 살짝 지는 중이었습니다. 꽃 상태는 확실히 여좌천이 더 예뻤습니다.
비가 온 뒤에는 꽃잎이 많이 떨어질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철길과 벚꽃의 조합은 여전히 감성적이었고, 산책하며 꽃구경하기에는 충분히 좋았습니다. 경화역 입구 쪽에는 먹거리촌이 형성되어 있어서 닭꼬치, 닭강정, 국밥, 해물파전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축제에서 식사를 해결하기에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블랙이글스 에어쇼와 야간 불꽃쇼가 하이라이트입니다
2026년 진해군항제의 하이라이트는 4월 1일 수요일에 열리는 블랙이글스 에어쇼입니다.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가 해군사관학교 상공에서 곡예비행을 선보이는데, 오후 3시 15분부터 3시 40분까지 진행됩니다. 저는 이전에 부산 광안리와 경남 사천에서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봤는데, 실제로 보면 엄청 멋집니다. 8대의 전투기가 파란 하늘을 수놓는 장면은 웅장함 그 자체입니다.
에어쇼 전에 연습 때문에 소음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 공연을 보면 그 정도는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시간을 맞춰서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해군사관학교는 평소에는 출입이 자유롭지 않지만, 군항제 기간에는 일반인에게 개방됩니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과 거북선 관람, 함정 공개, 사진전, 해군복 입기, 요트크루즈 승선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진행됩니다.
4월 1일 저녁 8시부터 9시까지는 진해루 일원에서 해상 불꽃쇼가 열립니다. 고즈넉한 밤바다와 함께 멀티미디어 불꽃쇼를 감상할 수 있어서 기대가 됩니다. 낮에는 벚꽃을 보고, 저녁에는 불꽃쇼를 즐기는 코스로 하루를 계획하면 완벽할 것 같습니다.
군항제 기간 동안에는 중원로터리에서 군항 나이트 페스타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매일 열립니다. 여좌천에서는 별빛축제가 야간에 진행되어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낮에만 다녀왔지만, 다음에는 꼭 밤에도 와서 야경을 감상하고 싶습니다.
3월 27일 금요일 저녁 6시에는 진해공설운동장에서 개막식과 군악의장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군악대의 힘찬 마칭공연과 의장대의 절도 있는 공연은 진해군항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입니다. 4월 3일부터 5일까지는 체리블라썸 뮤직페스티벌이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열리는데, 유료 티켓을 구매해야 합니다.
진해군항제 홈페이지에서는 벚꽃 개화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축제위원회에서 여좌천과 경화역 등 주요 벚꽃 명소를 시간대별로 사진 촬영해서 올려주기 때문에, 가장 예쁠 때를 골라서 방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개막일에 갔다가 꽃이 하나도 안 피어서 아찔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개화 상황을 미리 확인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진해군항제는 1952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축제입니다. 초창기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는 북원로터리에서 제를 지내는 것이 전부였지만, 1963년부터 본격적인 축제로 발전했습니다. 충무공의 숭고한 구국의 얼을 추모하는 본래 취지와 함께, 아름다운 벚꽃을 즐기는 봄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진해구는 시가지 중심에 중원, 북원, 남원 세 개의 로터리가 있고, 각 로터리를 기점으로 도로가 여덟 개로 퍼져 있습니다. 중원로터리 각 골목마다 근대문화 유적이 산재되어 있는데, 진해우체국, 선학곰탕집, 흑백다방, 영해루, 뽀족집 등 100년 전 건물들이 즐비합니다. 군항마을역사관에서는 1902년부터 시작된 군항 개발 역사와 옛 도시 풍경 사진을 볼 수 있어서, 벚꽃 외에도 진해가 품은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해군항제는 국내 벚꽃축제 중에서도 규모와 분위기에서 압도적입니다. 평일이라도 사람이 많아서 주차는 무조건 일찍 가거나 외곽 주차를 추천합니다. 여좌천은 만개 기준으로 정말 만족도가 높았고, 경화역은 시기만 잘 맞추면 더 예쁠 것 같습니다. 벚꽃 시즌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할 축제입니다.